하만 칸의 진의?제타 건담과 더블 제타 건담의 작중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제타 건담은 어둡고, 더블 제타 건담은 밝다 못해 유치하기까지 하지요. 그 때문에, 더블 제타 건담의 등장은 제타 건담의 마케팅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탓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타와 더블제타의 분위기는 꽤 다르긴합니다만, 제타 건담 자체가 꽤 실험적인 작품이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습니다.
건담이라는 이미 죽어버린 작품을 이어서 만드는 것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50화 전편이 제작되어 방영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퍼스트 건담은 스폰서의 중단 요청으로 50화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중단당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요.
제타 건담의 엔딩은 초기 제타의 제목에서 유추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극장판 역습의 샤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그레이트 마징가에서 대미를 장식한 것은 그레이트 마징가가 아니라 마징가 제트와 가부토 코지였듯이...
아므로 레이의 부활이야말로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역습의 샤아가 제타 건담의 예정된 엔딩이었다고 생각하면, 이야기는 보다 일관성있게 완성됩니다.
티탄즈를 괴멸시키고, 에우고는 한줌의 병력이 남습니다.
주도권을 에우고가 쥐게 되었다고 하지만, 연방군의 협력은 얻기 힘듭니다.
남아있는 것은 아가마와 일부 함대 뿐.
하지만, 그것은 액시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에게 있는 것은 에우고를 조금 상회하는 정도의 전력 뿐이지요.
샤아를 맞아들인 하만은 기함 레우루라를 지휘하며, 샤아의 백업으로 돌아가고...
후오우 무라사메의 비극을 본 아버지를 죽인 소년 가미유 비단은 뛰어난 뉴타입 능력을 발휘해서
뉴타입용 거대 MA에 탑승하게 됩니다.
레고아 론드는 파란색 MS를 타고 샤아를 도와서 싸우게 되고...
아므로는 벨도치카와 함께 우주로 돌아와서 가미유가 떠난 제타 건담을 타게 됩니다.
그리고 뉴타입용 건담을 제작하게 되어, 큐베레이의 개량형에 탑승한 샤아와 대결하게 되지요.
에마 신은 건담 마크-2에 탑승해서 싸우다가, 제타 건담에 탑승해서 싸우게 됩니다.
불완전한 각성을 보였던 야심가, 야쟝 게이블은 티탄즈 괴멸 후, 샤아 측에 붙게 되고..
뉴 건담을 아므로에게서 빼앗기 위해서, 바다뱀 공격을 하고...그게 실패하자 에마 신을 죽이지요.
문제는 제타 건담이 충분히 팔릴 수 있다는 확신을 스폰서에게 주면서, 한 시리즈를 통째로 늘이게 됩니다.
덕분에 샤아는 하만과 손을 잡을 수도 없었고, 액시즈는 아바오아쿠에 격돌함으로써 짱돌 조각으로 변합니다.
야장 게이블은 산소 부족으로 멍청이가 되어 개그 캐릭터로 전락해버리고 말지요.
그렇게 시작한 더블제타 건담은 신규 시청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아동 지향형으로 나갔지만...
제타 건담의 시리어스한 분위기를 좋아하던 시청자들이 외면하고...결국 노선을 전환하지만...
처참한 결말을 맞게 되지요.
그리고 토미노는 자신이 애초에 구상했던 제타의 결말을 극장판으로 구현할 기회를 잡게 되었고...
더블 제타를 거짓 건담으로 매도하는 과감한 CF를 내보내게 됩니다.
네가 본 것은 진짜 건담이 아니었다...라고 말이지요.
더블 제타 작품 자체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었기에...
시간이 꽤 지난 것으로 재설정을 했고...
기존에 계획된 등장인물들은 비슷한 인물들로 대체 되게 됩니다.
하만 칸의 경우 나나이 함장으로 새롭게 등장하며, 성우가 같다는 점에서 하만에 대한 미련을 보여주지요.
미소녀가 되어버린 가미유는 패륜의 이미지를 위해서 아버지를 죽이는 연출을 다시 넣어줍니다.
아버지를 죽인 소녀(소년)은 아므로와 샤아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샤아를 선택하는 거지요.
가미유를 동경하던 소년 가츠 코바야시는 하야토의 양자 대신, 브라이트의 친아들로 교체 됩니다.
강화인간이 된 야심가, 야장 게이블은 뜬금없는 바다뱀 공격을 통해서, 자신의 전생이 누구였는지를 밝히지요.
헨켄과 에마의 관계를 대변하듯 케라 수와 아스토나지의 로맨스가 그려졌으며...
아스토나지는 모빌슈트를 수용하다가 폭사하는 최후를 맞습니다.
아므로의 아이를 임신하고, 아므로에게 건담을 챙겨주기 위해 애쓰던 벨토치카는...
새로운 건담을 설계하는 기술자로 대체되었고, 이드의 각성을 이끌어낼 아므로의 아들은
엄마가 옆구리에 찬 T자로 전락합니다..--;
가장 비극적인 것은, 짱돌로 전락한 액시즈가 건재한 옛 모습으로 시간을 거슬러서 부활한 것이지요..(부활의 신비)
제타 건담은 상당히 파격적인 물건이었습니다. 퍼스트 건담만큼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죽어버린 건담이라는 상품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멋지게 부활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지요.
마치 가면 라이더나 XX레인저 시리즈 같은 특촬물들처럼 쏟아져 나오는 브랜드가 된 것은...
제타 건담이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크로스2가 마크로스의 적자에서 완전한 패러럴 스토리로 전락해 버린 것처럼...
더블 제타의 존재는 상당히 골치아픈 것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문제는 더블 제타의 노림수인 신규 유저의 유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는가?에 있습니다.
80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 가운데, 상당수의 소년들이 무지막지한 파워를 자랑하는 소드마스터 더블 제타에 환장했다는 거지요.
그리고 그들이 상당 수 애니와 모델업계에 새로운 피로서 수혈되었다는 겁니다.
센티넬 같은 외전은 더블 제타가 당시 신규 시청자들에게 어떤 매력으로 어필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요.
대규모 제네레이터를 이용해서 적을 파워로 압도하는 전장의 소드마스터...--;
그리고 센티넬이라는 외전이 0083이라는 작품으로 환골탈태해서...
우주세기 정사에 편입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블 제타에 대한 평가는 좀 더 복잡해 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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